[67호] 안녕 혹은 안녕,
영원의 시작, 일상의 마지막 생각의 비움, 비움의 생각 시간속에서 떠다니고 흐르다. 거대한 산, 큰 바위 시지프스의 고행은 놓을 줄을 모르고, 과거는 알레그로, 현재는 아다지오 인생의 템포는 자아와 무관했다. 하루를 천년 같이 살려했지만, 날아간 화살은 더욱 더 심장 깊숙이 피를 토해낼 뿐이다. 기억의 저편에 놓여있던 녹슨 사슬의 인연 오래전 끊겼다 믿었다. 그렇게 안녕이라 믿었다. 안녕은 미소의 시작임과 동시에 도려낼 수 없는 상처의 안녕이다. 눈물을 삼키고 입술을 터트리며 안아줄 따스함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뜨거운 심장을 믿었건만, 얼음심장은 절대, 녹아내리지 않았다. 변할 수 있다는 의지, 없다. 아픔에 통증이 없다. 마음이 없다. 극한의 차가움에 산산이 부서질 뿐이다. 믿지 않았고, 믿을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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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껍질을 깨고...
끝과 시작...시작과 끝... 그 경계의 모호함속으로 우리는 그렇게 달려 가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아니 우리 모두는 그렇게 자신만의 벽을, 혹은 울타리나, 껍질로 불리워지는 그 어떤 장막을 만들었다... 그 안에서 무언가를 보호하기 위해서, 혹은, 스스로는 그 여타의 것들과에 있어, 자위나 우위에 있다는 몽환... 결코 껍질안에서 나는 새로울 수가 없다... 점점 죽어가는 것이다... 껍질을 깨어내지 않으면, 울타리 너머 저편으로 넘어가지 않으면, 우리는 도퇴되고, 유린되고, 파괴되어 소멸된다... 스스로의 고통쯤 감수하자... 내가 만든 벽... 나의 힘으로 부수어 내자... 결코 쉽지는 않다... 그러나, 그 뒤에는 더 넓고 밝은 세상이 있고.... 그가 손흔들며 환하게 웃어 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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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호] 마음이 가는 길 끝엔....
사랑은 둘이서 한다... 빛바랜 추억속의 모든 사람들이 한때는 다 그런 사랑을 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추억이 되어,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보다는 아쉽지만 좋았던, 그리고, 짧은 순간이나마 행복했던 기억들로 채워지는 것 같다.. 물론, 때때로 절대 헤어나오지 못하는 가슴 아픈, 그래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누군가를 잊어가고, 이 다음 언젠지 모를, 시간과 공간속에 또 다른 인연으로 만나게 되고... 사랑은 둘이서 한다... 마주보건, 같은 한방향을 바라보건, 둘이 함께 하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바를 얘기하지 못하는 건, 진정코 아는 것이 아니고, 내가 느끼는 바를 표현하지 못하면, 그 또한 진정, 사랑이라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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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호] 빛과 어두움...
빛이 있기에 어둠이 있고, 또 어둠이 있기에 빛은 언제나 처럼 그렇게 존재한다... 나를 밝게 하거나, 내가 가득차 있으면 나 이외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고, 보여지지도 않는다... 어두운 방은 어두운 창밖을 잘 보여주지만, 밝은 교실은 어두운 창너머의 세계를 단지 암흑의 색깔로만 비추인다...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은 나쁘다 할 것은 없지만, 하나를 얻고, 하나를 잃지 않으려면, 혹은 두 세계를 함께 보려면, 빛은 그 색깔을 옅게 내려 비춰야 하고, 어둠은 그 옅은 빛속으로 동화되어야 한다... 길은 나에게 여기가 그곳임을 알려주는데, 내 지독한 우울은 나를 점점 더 굳건하게 서지 못하게 만든다... 빛과 어둠이 그렇게 하나로 만나 동화되듯이, 내 우울도 밝은 햇살의 봄날처럼, 조용히 흘러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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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호] 창속에 조명을 밝히다...
가끔 세상에 나 이외에는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때가 있다.. 특히, 깊은 밤에 희미한 조명아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무심코 깊어진 창 너머 세상 밖을 보노라면 이런 느낌은 더욱 그러해 진다. 어두운 창 너머의 세상엔 작은 불빛이 꺼져가는 세상을 아득하게 지켜주고, 내 맘과 눈속엔 작은 창이 더 어두운 세상을 지켜 본다... 하늘이 나를 찾을 때, 난 하늘을 외면했고, 그가 나를 부를 때, 난 듣지 못했다... 변명이라도 좋다... 모두가 잠들었을 때, 난 깨어, 내 방식으로 현실이라는 시간의 초침을 실존하게 만들었고, 모두가 깨어 세상 빛을 받을 때, 난 어두운 나락의 씁쓸한 뒤안 길을 쓸어내었다... 비켜라, 치워라.. 선택은 받는 이보다 하는 이에게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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