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호] 안녕 혹은 안녕,
영원의 시작, 일상의 마지막 생각의 비움, 비움의 생각 시간속에서 떠다니고 흐르다. 거대한 산, 큰 바위 시지프스의 고행은 놓을 줄을 모르고, 과거는 알레그로, 현재는 아다지오 인생의 템포는 자아와 무관했다. 하루를 천년 같이 살려했지만, 날아간 화살은 더욱 더 심장 깊숙이 피를 토해낼 뿐이다. 기억의 저편에 놓여있던 녹슨 사슬의 인연 오래전 끊겼다 믿었다. 그렇게 안녕이라 믿었다. 안녕은 미소의 시작임과 동시에 도려낼 수 없는 상처의 안녕이다. 눈물을 삼키고 입술을 터트리며 안아줄 따스함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뜨거운 심장을 믿었건만, 얼음심장은 절대, 녹아내리지 않았다. 변할 수 있다는 의지, 없다. 아픔에 통증이 없다. 마음이 없다. 극한의 차가움에 산산이 부서질 뿐이다. 믿지 않았고, 믿을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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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호] 마음이 가는 길 끝엔....
사랑은 둘이서 한다... 빛바랜 추억속의 모든 사람들이 한때는 다 그런 사랑을 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추억이 되어,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보다는 아쉽지만 좋았던, 그리고, 짧은 순간이나마 행복했던 기억들로 채워지는 것 같다.. 물론, 때때로 절대 헤어나오지 못하는 가슴 아픈, 그래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누군가를 잊어가고, 이 다음 언젠지 모를, 시간과 공간속에 또 다른 인연으로 만나게 되고... 사랑은 둘이서 한다... 마주보건, 같은 한방향을 바라보건, 둘이 함께 하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바를 얘기하지 못하는 건, 진정코 아는 것이 아니고, 내가 느끼는 바를 표현하지 못하면, 그 또한 진정, 사랑이라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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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내 인생의 2막 3장, 빛바랜 두터운 대본을 버렸다... 난 내 무대에 홀로 서서, 연기를 하지만, 더이상 연기자가 아니며, 현실 또한 내가 보는 거울에 비친 새벽의 그늘이 아니다... 무엇을 낮추고, 무엇이 두려운가, 누구를 위해 싸우고, 진정 내가 죽어야 할 자리는 어디인가, 거짓도 이유있는 변명을 소유하며, 사랑도 고통에 베인 핏물로 흐느낀다... 별을 노래하려 했지만, 흐르는 음악이 나를 단죄하며, 칼날같은 바람이 내 눈을 멀게 하고, 빙판의 대지가 내 발을 붙잡는다. 내가 가는 길이 곧, 길이라 여기며, 무던히 그 존재의 가치를 믿음이라는 한으로 지켜왔건만, 앞을 보지 못하게 된 건 나만이 아니라, 그 더러운 깨진 거울을 바라본 모두였다... 웃음이 울음으로 변하고, 상처는 독이 되며, 사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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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호] 빛과 어두움...
빛이 있기에 어둠이 있고, 또 어둠이 있기에 빛은 언제나 처럼 그렇게 존재한다... 나를 밝게 하거나, 내가 가득차 있으면 나 이외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고, 보여지지도 않는다... 어두운 방은 어두운 창밖을 잘 보여주지만, 밝은 교실은 어두운 창너머의 세계를 단지 암흑의 색깔로만 비추인다...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은 나쁘다 할 것은 없지만, 하나를 얻고, 하나를 잃지 않으려면, 혹은 두 세계를 함께 보려면, 빛은 그 색깔을 옅게 내려 비춰야 하고, 어둠은 그 옅은 빛속으로 동화되어야 한다... 길은 나에게 여기가 그곳임을 알려주는데, 내 지독한 우울은 나를 점점 더 굳건하게 서지 못하게 만든다... 빛과 어둠이 그렇게 하나로 만나 동화되듯이, 내 우울도 밝은 햇살의 봄날처럼, 조용히 흘러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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