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시간은 풀벌레 소리가 그리운 계절로 접어들었습니다.
밤의 공기는 높은 하늘의 별만큼이나 맑아,
간혹 잊혀진 옛노래의 한소절이 뜬금없이 생각나게 합니다.
나와 또 다른 행성에 살고 있던 당신의 우주선이
그 맑은 별들 사이를 지나 나의 행성에 불시착 한지도
벌써 세번째 계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내게 무슨 변화가 생긴 걸까요...
당신을 만나고 비밀의 문 너머 새로운 정원은 그렇게 피어났습니다.
가슴속에 존재의 기억도 새까많던 누군가를 위한 절실함도 애틋함도
새록이 다시금 열리고 있습니다.
기분좋은 사랑을 위한 희생도 조심스럽게 당신의 눈을 통해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내 심장은 당신의 심장과 하나가 되어 숨쉬고,
순수한 당신의 영혼은 혈관을 타고
나로 하여금 반성과 미래로 나아가게 합니다.
고맙습니다. 또 천번을 말해도 모자를만큼 사랑합니다.
사람을 알게 되며 받았던 지난 상처들이
보기 싫은 흉터로 남았지만, 그것 마저도
더할 나위없이 보듬어주는 당신의 손길과 정성,
당신 앞에서는 큰 칼의 기사로 당당히 서고 싶으면서도
한없이 작아지고 여린, 눈물 많은 아이가 되곤 합니다.
감히 영원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우주선의 불시착이 이곳에서 계속 되었으면 합니다.
이미 철이 들어도 한참 들었을 나이에,
나와 같으면서도 다른 풋풋한 당신의 숨소리에
조금씩 자라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이 보여준 기다림을 통해
눈물과 두려움까지 사랑하는 나로 만들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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