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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초대

판타지 세계의 꼴라쥬, (영화 "황금나침반"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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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사람의 시선과 관점은 다르고, 그것을 통해 생각하고 느끼는 바 또한 그에 비례한다. 이러한 점이 오히려 우리들의 문화를 더욱 풍요롭고 가치있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영화를 봤다고 하면, 흔히 재미있느냐, 없느냐의 단편적인 질문으로 돌아온다. 쉽게 재미있다 없다를 말할 수 있는 영화가 있는 반면에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끔 해서 딱히 적절한 답을 할 수 없는 영화도 있다.

이미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광고를 시작했고, "반지의 제왕"에 이은 기대작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고 있기에 애초부터 개봉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몇개의 경쟁작과 고민을 하다가 보게 되었고, 보고 나서의 느낌은 좋았다였다.

영화는 독특한 세계관과 그것을 이루는 다양한 종족, 미지의 선과 악이 존재하며, 인간의 영혼에 대한 깊은 고찰 등 요소요소, 뺄 것 하나  없이 정교하게 맞춰져 흐르고 있다.

흡사 영화는 다양한 판타지 영화를 짜집기놓은 꼴라쥬 작품을 보는 듯 했고, 이는 전부는 아니더라도 그 일부에 있어서는 성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싶다.

전반적으로 시각적인 느낌에 있어서는 "나니아 연대기"의 옷장속 세계와 닮았고, 스토리의 축과 세계관은 "반지의 제왕"과 맥을 같이 한다. 아이들과 데몬, 마법의 판타지 부분에 있어서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느낄 수 있으며, 극중 강력한 권력을 손에 쥔 정부로 대변되는 "메지스테리움"은 "매트릭스"의 억압된 통제를 통해 인간의 자유 의지를 박탈하고자 하는 선악 대립구도의 기저가 되는 듯 하다.

분명 내 개인적으로 보건데, 솔직히 반지의 제왕 1편 보다는 훨씬 재밌다고 생각한다. 반지의 제왕은 2편 , 3편으로 이어지면서 그 진가를 충분히 발휘했지만, 1편은 그러한 단초를 만들기 위한 아직 미약한 워밍업에 지나지 않았다고 본다. "황금나침반" 역시 앞으로 진행될 2편, 3편에서의 활약이 많이 기대된다. 다소 성인 취향이라기 보다는 소프트한 아동 취향으로 폄하될 수 있지만, 인간의 순수성을 예리한 침으로 살며시 찌르는 듯한 독특한 카메라의 시선 처리 및 장면 장면의 구도 또한 유심히 살펴 볼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나는 영화를 긍정적으로 보려 한다. 분명히 그 긴 시간과 많은 사람들, 다양하고 복잡한 노력을 다해 만든 영화에서 찾을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장점들은 충분히 향유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무조건적인 비판에 앞서, 그들의 노력에 대해서도 한번쯤 되짚어 생각해 보는 잠깐의 여유를 갖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