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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호] 하늘을 가르다... 거대하고 예리한 칼로 하늘을 주욱 가른다... 나의 하늘은 흐렸다... 그래서 그곳에 투영된 내 모습도 뚜렷하게 상이 맺질 않는다... 하늘 아래 도시의 첨탑위로 구름이 바람길을 따라 흐른다... 한두방울 떨어지던 보라색 물줄기가 갈라진 틈으로 점점히 베어나오더니 결국 거대한 나의 하늘을 터뜨렸다... 시계의 숫자들이 무수히 떨어진다... 아련하게 기억나는 내 사고의 끝에서 본듯한 광경이다... 저 하늘을 걷어내면, 그 뒤로 펼쳐질 하늘은 지금의 하늘과 얼마나 어떻게 다를까?! 거울에 비치듯 내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추어줄까?... 아름답지 않아도 좋다... 이제 나의 하늘은 없으므로... 더보기
[19호] 시작과 끝... 살면서 우리는 참 많은 시작과 끝을 만납니다. 그리고, 그 시작과 끝이 항상 좋은 모습으로만 다가오는 건 아닙니다. 시작을 하기 전 우리는 충분히 신중하게 생각을 했을테고, 끝맺음을 할때도 충분히 그러할 겁니다. 그러나, 인생의 큰 가지를 옮길때는 더욱 더 깊이 신중하게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야 합니다. 분명히 사람은 나아갈때와 물러설때를 잘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때를 잘 아는 사람이 현명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중국 사서 중, 대학에 나오는 "止"자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것이 불교의 어렵다는 금강경 천번을 읽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만큼 나아감과 물러섬이 어렵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물러선다는 것이 과연 자신의 큰가지를 잘라내고 새 가지를 선택한다는 말일까요? 자신에게.. 더보기
[18호] 이제 그것이 내 눈에 들어온다... 우주를 움직이던 커다란 시계가 멈췄다... 막막한 안개가 하늘과 바다, 그리고, 내눈을 흐린다... 태초에 아담과 이브는 아무 것 없이 이루어졌으며, 그렇게 서로를 알았다. 난 반짝이는 작은 고리가 영원을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채 내 발에 새겨진 피멍이 다 빠지기도 전에 흐느끼며 흩어졌다... 해바라기는 그만을 바라봤지만, 태양은 그를 마르게 하고, 굵던 그의 줄기를 끊어놓았다... 잊는다... 그리고, 그도 태양을 향해 등을 졌다. 태양이 외면하는 그만의 해바라기는 결코 존재할 수 없기에... 시든 해바라기, 이제 그것이 내 눈에 들어온다... 더보기
[17호] 길 끝엔... 내가 가는 길, 혹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끝은 어떨까?! 거기엔 어렴풋이 보이는 작고 희미한 등이 길의 저너머를 짐작케 할 따름이다. 그리고, 대부분 그렇게 얘기한다. 위험하다... 그러니 들어가지 마라... 더이상 나아가지 마라... 그렇다... 누구든, 어둠을 뚫고 먼저 앞장 서서 나아가는 사람은 두렵다... 이 자리에 서서 그저 기다린다는 것도 나에겐 두렵고, 어렵다... 어둠은 빛을 기다린다... 빛이 없다면, 내가 빛이 되어 어둠을 밝히면 될것을... 힘내자... 다들 어렵다고 할수록, 더욱 긍정적으로, 힘을 내어 나아가야 겠다... 항상 지하에는 아침과 저녁의 구분이 없다... 지하의 어둠을 뚫고, 지상으로 올라갈 용기가 있는 사람이 따스하고, 밝은 햇살을 느낄 자격이 있을 것이다...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