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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urity_Space/DRM

[내부문서보안 DRM ①] 정보공유 늘수록 DRM은 뜬다

김태정 기자 ( ZDNet Korea )   2007/08/27

컨설팅 업체 A사는 모처럼 대형 고객 B사 수주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최종 계약을 앞두고 날아들은 B사 요구사항에 당황하고 있다. B사는 ‘A사가 컨설팅 과정에서 공유하는 우리 정보를 사원 누구도 유출할 수 없다는 기술적 증거를 대야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보안시스템이라곤 현재 방화벽뿐인 A사는 이를 충족시킬 능력이 없어 고민이다.

위의 사례에서 B사가 요구하는 ‘기술적 증거’는 ‘디지털 라이트 매니지먼트(Digital Rights Management : 이하 DRM)’을 뜻하는 것이다. DRM이란 기업내 주요 정보의 생성부터 보관, 유통, 폐기와 같은 전 과정을 통제하는 솔루션으로 콘텐츠 인증, 권한제어, 부정사용방지 등이 대표 기술이다.

흔히 ‘DRM=문서보안’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넓은 의미에서 음악이나 동영상 등에 대한 저작권 관리기술도 포함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를 구분해 기업용 문서보안은 ‘엔터프라이즈 DRM, 저작권 관리는 ‘컨소머 DRM’으로 지칭하고 있다.



[자료제공=소프트캠프] 문서보안 구성도

우리나라에 2001년경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DRM 시장은 문서보안만 봤을 때 지난해 약 300억원 정도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1금융권과 대기업 연구소 등이 최대 수요이며, 공공기관이나 중소기업들은 아직 사례가 많지 않다.

그 중요성에 비해 아직은 다소 작은 규모지만 업체들은 ‘물을 만나기 직전’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보안의 타깃이 외부침입에서 내부자나 협력자에 의한 정보유출 차단으로 옮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의 최근 조사에서 산업기밀 유출자 중 86.4%가 퇴직자를 포함한 내부인력으로 나타난 결과가 이를 뒷받침 한다. 컨설팅을 포함한 외부협력에 있어서도 DRM이 중요시되고 있다.



[자료제공=중소기업청] 산업기밀관리 실태조사 2007. 7

소프트캠프 김남구 부장은 “그룹웨어나 EDMS와 같은 정보공유 시스템이 발전할수록 DRM 수요도 필연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경에는 이제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수요 급증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산업기술유출방지법, 개인정보보호법, 저작권법, 도서관법 등의 대두도 DRM 수요 확대를 부르는 요소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DRM 기술 개발도 열기를 띄고 있다. 이달 특허청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DRM 관련 특허 출원은 최근 5년간(2003~2007) 매년 100건 이상씩 이어지고 있다.



[자료제공=특허청] DRM 기술 관련 연도별 출원동향 2007. 8

특히 사용권한 제어가 497건으로 수신제한(160), 워터마킹(55)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난 점이 눈에 띈다.

토종 3개사가 시장 95% 장악
그러나 DRM 프로바이더가 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시장 장벽이 다른 솔루션에 비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고객사마다 요구조건이 제각각이고 기업 전체 시스템을 파악해야 하기에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파수닷컴 김미현 차장은 “권한제한만 봐도 기업조직구조를 파악하고 인사이동까지 실시간 반영해야하고 다른 기술들의 난이도 역시 높다”며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정말로 ‘준비된 자’만이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밝혔다.

또 대부분 전사차원으로 구축함으로 타 업체 제품으로 교체하기가 쉽지 않다. 기존 업체에 대한 충성도가 당연히 높은 것.

현재 국내 DRM 시장에 관해 공신력있는 통계자료는 없으나 소프트캠프, 파수닷컴, 마크애니 3개 업체가 엔터프라이즈 분야의 95% 이상을 점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업체들은 각각 자사가 시장 선두임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제대로 조사된 바는 없다. 35%~40% 정도로 각각 비슷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정도다.

마크애니 김남철 팀장은 “자체 조사결과서 3개사가 3:3:3 정도 비율로 수주실적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국산 기술이 세계 선두
한편, 3개 업체들의 DRM 기술수준은 세계 일류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프트캠프는 일본 현지업체 조사에서 2위에 올랐으며, 파수닷컴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고객사(450)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마크애니는 삼성전자와 일본 올림푸스가 공동투자하는 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외에서는 우리보다 늦은 2002년에야 스텔런트(Stellent)나 오센티카(Authentica) DRM 업체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졌으나 각각 오라클과 EMC에 인수됐다. 현재는 다른 솔루션에 포함돼 판매되는 수준으로 DRM만 전문으로 하는 토종기업 기술에 못 미친다는 평이다.

파수닷컴 김미현 차장은 “국내 고객들의 요구 수준이 해외보다 월등히 높아 기술이 진화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