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다 썸네일형 리스트형 [68호] 멀어지다. 오후의 햇살이 눈부시다. 내가 보고자 했던 건 햇살의 여운이 아니라, 당신의 얼굴이었다. 흔적조차 남지 않는 바람 끝에 아련한 향취가 아스라히 멀어진다. 무엇을 찾고자 했을까, 누가 보고 싶었던 것일까, 이제 보여도 보이지 않고, 들림도 무거운 어두움속에 잠긴다. 믿는이에겐 모든 일의 이유가 보일테고, 믿지 않는 이는 이미 다른 숲, 깊은 길을 걷고 있을 테다. 처음부터 낙인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세월의 소용돌이가 저주의 마법이 되어 내 갈비뼈로 심장 깊이 낙인을 찍었다. 비명조차 샐수 없는 차디찬 고통속에 온 몸은 비틀어지고, 흉직한 몰골의 영혼만이 남는다. 진심을 이야기하려 할수록 영혼은 괴물의 형상이 되고 누구도 한 걸음 더 내딛어 다가오지 못한다. 두려움에 떨고, 혹여 다칠까 멀어진다. .. 더보기 이전 1 다음